진단명;항문에 생긴 백혈병(anal leukemia)
갑자기 항문이 아프고 변을 봐도 시원하지 않고 점액질의 분비물이 계속 나온다.
증상; 건강하던 분이 갑작스런 항문통증과 항문주변의 부종,대변을 봐도 개운치않은 느낌으로 내원하였습니다.대변을 보려면 힘들고 소변만 나온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최근 피부에 멍도 잘든다고 하였습니다. 변을 힘들게 봐도 설사식으로 나오고 점액질이 섞여서 나온다고 하였습니다.걷고 앉는 것이 불편하다고 하였습니다.
진찰및 검사소견;항문진찰상 항문과 직장의 심한 염증으로 인한 부종,끈적끈적한 점액질의 분비물,궤양등이 나타나 있었고 전체적으로 항문과 하부 직장이 딱딱한 상태(경결,nodule)로 건드리면 심한 통증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궤양성 직장염(아직 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직장과 대장 점막이 헐면서 궤양이 생기는 질환으로 현대의학으로 완치는 불가능하다)이나 항문직장농양이 의심되는 상태였습니다.며칠 항생제, 진통소염제(스테로이드등)로 치료하며 경과를 보자고 하였습니다.
이틀후 다시 방문하였는데 힝문이 견딜 수 없이 아프고 계속 점액질의 설사가 나온다고 하였습니다.
항문 안쪽의 직장 대장을 확인하기 위해 대장내시경을 시행하였고 항문 입구와 직장에만 염증과 부종,딱딱한 경결을 확인하였습니다.
일단 의심되는 질환은 궤양성 직장염이었습니다. 이질환의 가능성및 더 정확한 진단을 위해 염증부위와 딱딱한 경결부위에서 조직검사를 시행하였습니다.
<그림 1 왼편 내시경 사진;항문 입구 위쪽이 염증으로 부어있다. 오른편 사진: 하부 직장의 딱딱한 경결(nodule)위로 하얀 궤양이 생겼다>
치료과정; 검사후 궤양성 직장염에 대한 치료를 시작하였습니다.이질환의 치료제인 아사콜을 처방하였고,스테로이드의 양을 늘리며 조직검사 결과를 기다렸습니다.
조직검사결과는 만성 활동성 직장염소견이었고 궤양성 직장염의 전형적인 소견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초기 궤양성 직장염은 조직검사로 진단이 어려운 경우도 흔하기 때문에 일단 궤양성 직장염 치료를 계속하면서 병의 증세를 추적 관찰 하기로 하였습니다.
아울러 증상이 악화되면 추가적인 검사를 실시하자고 하였습니다.
이후 며칠동안 환자는 궤양성 직장염 치료제 투여와 고용량의 스테로이드 복용후 처음의 증상들이 좋아 졌다고 하였습니다.
내원 10일째 환자는 다시 차도가 전혀 없다고 방문하였습니다. 여전히 항문도 아프고 변보기 힘들고,봐도 시원하지 않고,점액질의 분비물이 나온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특이한것은 왼쪽 무릎에 멍이 많이 들고 몸에 황달이 생긴 것이었습니다.
무언가 항문이나 직장염만이 아닌 다른 전신질환이 동반된 것이 의심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추가검사;혈액검사,간 콩팥기능검사 등의 피검사를 시행하였습니다.
다음날 피검사 결과, 심한 빈혈과 혈소판의 감소및 비정상적인 백혈구 세포(blast cell)가 발견되었습니다.
이후의 정밀 검사결과 백혈병이 거의 확실시 되었습니다.
확진을 위해 골수 조직검사가 필요하였고 환자를 종합병원으로 의뢰하였습니다
의뢰한 종합병원에서 급성백혈병으로 진단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아주 드물지만 백혈병의 첫증상이 위와같은 항문 직장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또 특이 했던점은 병변부위의 딱딱한 경결이었습니다.
상당히 딱딱한데 결정적으로 궤양성 직장염과 다른 점이었습니다.이러한 이유는 백혈병세포가 항문과 직장안쪽의 임파선 조직으로 침범하여 임파선및 주변조직이 아주 딱딱하게 변하는 것으로 여타 항문 질환과 다른 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